세계 여러 나라가 태양력을 사용하고 모든 행정업무가 양력으로 바뀐지 오래되었으나 음력 설날에 조상 대대로 조상님께 차례 지내던 풍습만은 바꾸지 못했다.
양력설과 음력설을 두 번 쇠는 것을 이중과세(二重過歲)라 하여 정부는 과거부터 쇠던 설을 ‘구정’이라하고 새롭게 쇠는 설을 ‘신정’이라 하여 신정설만 쇠도록 유도했지만 정부 뜻대로 따르지 않아 결국 음력설을 쇠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금년은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가족모임도 금지하는 정책 때문에 설풍경은 사라지고 고향마을엔 사람방문이 거의 끊겼다.
설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로 조상님께 차례지내고 산소에 가서 성묘하고 이웃 어른께도 돌아가며 세배를 하는 것이 설날 하루의 일과였다.
지금 아이들은 세뱃돈을 받기 위해 집안 어른들께 세배를 하려 했지만 그런 희망마저 사라졌다.
옛날에는 설빔이라하여 무명 솜바지 저고리를 입히고 일 년에 한 번 고기국도 먹을 수 있어 설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 때도 있었다.
설명절에는 아이들이 때때옷 입고 윳놀이, 화투놀이, 팽이치기, 썰매타기, 제기차기를 하였는데 이런 풍습도 자취를 감추었다.
온 동네가 농악소리로 떠들썩하고 농악패가 들이닥치면 술상을 차려내야 했으나 이젠 옛 추억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소멸되어 가족이 모여 차례나 제시를 지내는 풍습이 되살아나야 한다.
얼어붙은 경기도 빨리 풀려 모든 국민이 설날처럼 즐겁게 지내고 풍족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사라지는 풍속을 억지로 살리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시대의 흐름 따라, 생활방식의 변천에 따라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 생기는 것이 문화다.
오랜 세월 이어온 설 풍습이 오래오래 한민족의 전통으로 남아있기를 바랄 뿐이다.